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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Daily/밍숭맹숭 레시피

향수(鄕愁), 청국장찌개, 우렁이 된장국

by but_poor 2022. 1. 2.

향수

 

  타향살이를 오래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숙명과도 같이 지니는 가슴 아린 마음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그리운 마음, 바로 향수입니다. 지친 일상 속에서 우연히, 그리고 문득 생각나는 바로 그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묘한 점이 있습니다. 처음엔 아련하다가, 이어서 잠깐 우울해집니다. 그러다 종국에는 과거 기억 속의 어떤 무언가를 찾고 싶어집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했던 어떤 놀이, 저녁 골목길에 풍기는 밥과 찌개 냄새, 일기를 쓸 때 나는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 쉽게 내색하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뒷모습, 노을을 보며 하교하던 그 길과 그 때 했던 생각들, 나만의 소중한 비밀 아지트, 마음 졸이며 좋아했던 짝사랑, 잠이 오지 않던 어느 날 밤 , , 빗소리를 들으며 잠겼던 어떤 생각, 동생과 했던 어떤 먼 훗날의 약속, 아팠던 날 저녁 어머니가 해주셨던 청국장...

 

  돌이켜보면 분명 매순간, 순간 나의 감정은 사그라지지 않고 언제나 무언가를 품고 있었고, 훗날 무언가에 대하여 계획하고, 고민하고, 상상하고, 그렸던 모습이 분명이 있었습니다. 나의 과거는 언제나 현재였고 순간이었는데, 중요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는데 나에 대해 생각하고 추억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향수는 오감 중 한 가지 이상의 감각과 함께 나를 찾아옵니다. 시각적인 기억, 촉각의 기억, 청각의 기억, 후각의 기억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각의 기억. 추운 겨울날 호오입김 불며 먹는 뜨거운 고구마, 비오는 날 따뜻하게 몸을 덥혀주는 칼국수, 무더운 날 ~” 하도록 시린 냉면, 부모님이 외출하시면서 차려놓고 가신 보리밥과 열무김치처럼 미각의 기억은 그 중 단연 강력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향수를 느끼며, 위로받고 싶은 존재일 때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이 불행해서 느끼는 감정이 아닙니다. 지난날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느껴지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위로받고 싶은 당신을 위해, 그 향수를 위로해 줄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청국장 찌개

 

우렁이 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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