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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Daily/Rose Checkpoint

감성감성 분식 : 신촌 연세대 공학원 옆 포장마자

by but_poor 2022. 10. 21.
재방문 의사 O(사실상단골) 주차 X
주방 완전 잘보임 BlueRibbon Survey X
위생 미흡 Michelin Guide X
Private Room X 소주 ?

헤헤헤

 

여기는 원래 포스팅 안하려고 했는데ㅎㅎ

 

이름도 몰라요

 

영업시간도 몰라요(근데 아침 일찍부터 늦은 저녁까지 보통 하세요)

 

술은 메뉴에 없는데 드시는 분들이 있어요(...?!!)(저도 가끔...헤헤)

 

찍어 놓은 사진도 없어요 매일 보니까요ㅋㅋ

 

하여튼 아는 사람들은 아실거에요

 

연세대 앞 연세로 왔다갔다 하면 꼭 보이는 포장마차

 

공학원 건물 옆 문으로 나오면 바로 앞

 

저 학부 때는 신촌에 포장마차가 꽤 있었어요

 

신촌 로터리에도 코너마다 있어서 순대 떡볶이 포장해서 가고...

 

아울렛 뒤로 가면 오만가지 안주를 파는 오만가지 포장마차들이 있었고.. 지금도 조금 남아있는 것 같긴 하던데

 

학교 앞 굴다리에도 있었고...

 

 

지금은 많이 바뀌었죠

 

신촌 메인거리에 있던 포장마차들은 공무원들이 관리하는 어엿한 로드샵이 되었구...

 

근데 하여튼 여기는 남아있어요

 

순대, 김밥, 떡볶이, 튀김, 어묵 같은 거 있고

 

무엇보다 우동이 있지요

 

우동을 주문하면 여사장님(부부가 하셔요)이

 

 

어묵꼬치 하나 스윽 빼서 듬성듬성 썰어서 그릇에 넣고

 

시판 사누끼 우동면 하나 까서 어묵국물에 데치고

 

팽이버섯, 쑥갓, 대파, 고추를 어디선가 주섬주섬 꺼내셔서

 

똑딱똑딱 썰고

 

데쳐진 우동면 건져서 탁탁 털고

 

그릇에 담고

 

고명들 얹고

 

어묵 국물 두세국자 붓고

 

시치미 한두스푼 샥샥 풀고

 

일본식 국물에 주로 넣는 시판용 건더기 스프 한 스푼 탁 털어 넣은 담에

 

건내주셔요ㅎㅎ

 

그럼 그거 받아서 국물 한숟갈 후루룩 하려는 참에 딱

 

남사장님께서 단무지(어디서 꺼내는지 항상 못봄)를 쓰윽 건내주시면

 

허둥지둥 받아서 옆에 내려놓고

 

때를 놓친 늦은 식사를 비로소 하게돼요..ㅎㅎ

 

맛있냐구요?ㅎㅎ

 

 

네 맛있어요 :)

 

후루룩후루룩 먹다가 보면 사장님 부부를 아는 손님들이 꼭 한 두분 오셔서

 

"아니 요새 뭐하다가 이제야 왔대?" "뭐하긴 바빴지"

"요새 좋은것만 먹고다니나봐" "맨날 똑같지 뭐"

"일로와 막걸리 한잔 하게" "순대 한접시 주셔"

"사과 좀 잡숫고 있어봐" "오 달다 달아"

 

이런 대화들이 오가고

 

늦게 퇴근하시는 아주머니 앉으셔서 떡볶이 한그릇

어묵 3꼬치 시켜서 하나씩 나눠먹고 나머지 하나 자기먹어 아냐자기가먹어 하는 커플

순대 2인분, 떡볶이 1인분, 튀김 1인분 포장하는 양복입은 아저씨

 

이런 손님들이 들락날락

 

거기에 혼자 앉아 이어폰으로 노이즈캔슬링을 해놓고 시황 방송을 들으면서

 

어디서 에러가 떴을까 오늘안에 디버깅이 끝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동 한그릇을 먹는 나

 

시판 우동면에 시판 건더기, 업소용 스프에 업소용 어묵이겠지만

4천원으로 그날 하루 고민들을 뒤로 제쳐 놓고 따뜻한 우동 한그릇

 

 

번창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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