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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Daily/Rose Checkpoint

20분 기다렸지만 더 기다릴 수도 있어 : 서교동 히노키공방

by but_poor 2022. 4. 3.
재방문 의사 O 주차 X(운 좋으면 근처 골목에)
주방 살짝 보임 BlueRibbon Survey 1개
위생 양호 Michelin Guide X
Private Room X 소주 X

 

요새 날이 많이 따뜻해졌어요. 그죠?

 

  날이 따뜻해져서 따뜻한 가정식이 먹고 싶었는데 차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따뜻한 골목길을 걸어서 가게 된 서교동 히노키공방. 가기 전에 가게 블로그를 보고 왔는데 다양한 안내사항이 있었어요.

 

  음식솜씨에 대한 겸손한 말씀을 비롯해서 목소리는 조금만 낮추고, 베스트메뉴나 잘팔리는메뉴 물어보지 말아달라, 매장 안이 협소하고 웨이팅이 길어질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이었는데, 깊게 정성들인 음식을 즐길 수 있게끔 모두가 보통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사장님의 식당 운영 철학을 엿볼 수 있었어요.

 

  소복소복 걸어 도착한 가게 앞에는 12시 10분쯤 도착했는데 오픈이 12시 임에도 벌써 2팀의 웨이팅이 있었고 메뉴가 적힌 입간판이 있었어요.

 

  저는 첨부터 하야시 니코미 정식을 먹으러 온거라 고민 없이 결심했고 같이 간 친구들은 검색해가며 메뉴를 미리 탐색하고 있었는데 직원분께서 웨이팅 중인 사람들을 위해 메뉴판을 가지고 나와주셨어요. 한 5분 정도 있다가 그 직원분께서 웨이팅 중인 사람들의 주문을 미리 받아주셨고 그 덕에 웨이팅 끝나고 식당 입장하고 얼마 안기다려서 바로 음식이 나왔어요. 개인적으로 아주 좋게 보였던 로직이에요ㅎㅎ

 

 

  각자 1개씩 정식을 시키고 아게모찌나베랑 아지쯔케 새우 텐푸라 추가했어요. 가게 내부가 무척 이뻤는데요. 갤러리처럼 그림 작품 몇점이 조화롭게 전시되어 있었고 이런저런 소품들, 기물들이 다 하나하나 이뻤어요. 기다리면서 가게 내부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다른 손님들이 계셔서 다는 못찍고 살짝 2장만 찍어왔어요ㅎㅎ

 

 

  이쁘죠?ㅎㅎ 홀이 크게 보면 2개의 구역으로 나눠져있는데 저 쪽 구역도 너무너무 가보고 싶었는데 다른 분들 식사중이셔서 목만 쭈욱 뺴서 일케일케 보기만했어요ㅎㅎ

 

 

  제가 시킨 하야시 니코미 정식이구요. 혼자 살다 보니 채소 먹는 게 항상 부족한데 샐러드 보니까 진짜 반가웠고 드레싱은 특별히 강한 맛이 아니어서 특별했어요!ㅎㅎ 막 달지도 않고 막 시지도 않고 채소 본연의 맛을 가리지도 않고 딱 좋았는데 (제 생각엔) 시판 드레싱은 아닌 것 같고 참 좋았어요ㅎㅎ

 

  단무지는 수분이 쭉 빠진 쫀득한 느낌의 일본식 단무지 느낌이었고 김치는 어제 한 김장김치 같은 느낌이었어요. 알맞게 익은 느낌보다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아삭한 김치?

 

  미소장국 육수는 미미하게 가쓰오부시 훈연향이 낫고 특별한 건더기는 없었지만 쪽파 향이 제법 향긋했어요. 밥은 가정식을 표방하는 가게답게 진심이 느껴지는 밥맛이었고 솔직히 밥집이라고 하는 가게들이 반찬에 치중하고 밥을 신경 안쓰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밥맛이 좋았어요. 이건 제 뇌피셜인데 한식으로 밥지을 때는 쌀을 3번 넘게는 안씻는 편인데 일식 하시는 분들은 밥을 3번 이상 씻어서 한식 밥보다 좀 더 뚜렷하면서 깔깔한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주문한 메뉴 이름이 하야시 니코미 정식인데 하야시 : 하이라이스, 니코미 : 푹 끓인 이런 뜻이거든요. 소고기랑 양파가 눈에 띄는 재료였고 다른 부재료도 있었던 것 같은데 데미글라스 소스 맛이 꽤 달고 강하기 때문에 다른 부재료들 존재감은 잘 못느꼈던 것 같아요. 나오자마자 노른자 깨서 삭삭삭삭 섞어줬는데 저는 좀 후회했어요.

 

  다음엔 노른자 가운데만 벌려놓고 재료를 노른자에 찍어서 먹어보려구요. 전체적으로 달달한 맛이 강해서 단무지보다는 김치랑 더 잘 어울렸고 먹는 내내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 먹었어요 :)  푹 끓인만큼 고기도 부드러웠고 저한테 양이 살짝 많았으니까 남자분들은 밥 리필(무료에요!ㅎㅎ)해서 드시면 넉넉하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미소장국도 무료로 리필 된데요!ㅎㅎ

 

 

  저희가 추가로 시킨 아찌즈케 새우 텐푸라 4마리랑 아게모찌나베인데요. 아까 미리 주문 받아주신 그 직원분께서 자리세팅도 도와주시고 저희가 나눠먹느라 앞접시 좀 추가로 요청드렸는데 이런저런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보여주신 친절이 참 감사했어요 :)  정말 꼼꼼하고 친절하시더라구요!ㅎㅎ

 

  새우 텐푸라는 온전한(?) 모습으로 나왔다가 주방에 계신 직원분께서 나오셔서 가위로 잘라주셨어요. 새우 텐푸라는 특이했는데요. 튀김옷 자체에 소유 간을 하신건가? 튀긴 다음에 소유베이스 양념을 바르신건가? 여튼 이름(아찌즈케 : 맛을 낸)답게 꽤 간이 간간해서 다른 찍어먹는 소스 없이도 좋았고요. 오히려 저는 밥이나 맥주랑 먹어야 할 정도로 간이 제법 있어요.

 

  아게 모찌나베는 저로서는 처음 맛보는 맛이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도 이 날의 식사 중에선 제일 개성 있던 요리였어요. 이 요리도 이름에 뜻이 다 나와있는데 일본식 찹쌀떡(모찌)를 튀겨서(아게) 나베처럼 뜨겁게 먹는 요리였고요. 짭짤하고 달달하고 뜨거운데 말랑말랑하고 오일리하고 리치한 풍미가 진짜 특이했던 것 같아요. 식사 반찬으로도 애매하고 디저트로도 애매한 맛있데 술안주라면 아주아주아주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ㅋㅋㅋ

 

 

  이상입니다...! 당연히 재방문의사 200%구요!! 하나하나의 메뉴를 다 먹어보고 싶구요!! 사장님이 좀 겸손하신 것 같은데 분명 수준 이상신 것 같습니다!!ㅎㅎㅎ 맛있고 건강하고 특별한 식사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친구들이랑 진짜 배부르게 맛있게 먹고 왔어요ㅎㅎ 번창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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