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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Daily/밍숭맹숭 레시피11

간단하게 만드는 현대인의 지친 영혼을 위한 요리: 라따뚜이, 양파수프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겠지만, 저도 마음이 아주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아팠던 시기가 있어요. 사실 지금도 제 마음이 그렇게 건강하진 않은 것 같지만요. 그런 시기에는 배가 고파도 먹고 싶은 게 없고 맛있는 걸 먹어도 그 즐거움이 얼마 가지 않더라구요. 저는 요리를 좋아하고 맛있는 걸 먹는 건 더 좋아하지만 정말 지쳐버린 순간에는 많은 걸 포기해버렸었어요. 알람 없이도 매일 아침 6시면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몸인데도 일어나지 못한 이번 겨울 어느 날 갑자기 먹고 싶어진 게 있었어요. 진한 닭 육수로 끓인 양파 수프. 치즈도 대빵 많이 넣고, 크러시드 페퍼도 넣고, 바삭 X, 빠삭한 마늘빵이랑 같이 먹을 그 수프. 혼자 만들어 먹고 혼자 즐기기엔 너무 아까운, 사랑 없이는 못 만드는 그 수프. 근데 몸이 너무.. 2022. 1. 27.
쉽고도 어려운 달걀 요리: 자완무시, 써니 사이드 업, 에그 베네딕트 달걀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분명한 식재료입니다. 달걀껍질은 미세한 숨구멍이 있어 달걀 밖의 환경에 따라 달걀 내부가 영향을 쉽게 받고, 흰자와 노른자는 보기에도, 구성성분도 확연히 달라 조리할 때 이 차이를 알고 조리에 적용해야 합니다. 앞서 달걀이 요리하기 쉽고도 어렵다고 했는데 이는 달걀의 구성 때문입니다. 달걀은 수분 75%, 지방 11%, 단백질 11%. 탄수화물 1% 내외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75%를 차지하는 수분과, (거의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흰자를 어떻게 다루어 조리하느냐가 달걀 요리의 핵심입니다. 또한 달걀 안에는 알끈이라는 구성물이 있는데 이 알 끈은 달걀 요리에 있어서 제거해야 한다는 언급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특히 달걀찜을 할 때에는 찜의 모양과 식감을 위해서고 제빵을.. 2022. 1. 22.
모든 식사의 시작... 그리고 1월: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 썬드라이 토마토 샐러드 [모든 식사의 시작] 여러분은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아침에 씻고 나와서 바로 식탁에 앉아 허겁지겁 아침식사를 하시나요? 긴 줄을 거쳐 배식을 받거나 자리에 앉아 주문하자마자 나오는 점심식사를 하시나요? 어떤 식사를 하셔도 괜찮아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방문하게 되면 식당에서 준비한 메뉴를 보고 선호에 따라 선택하여 음식을 주문하게 되는데 어느 식당이건 맨 첫 요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를 코스의 시작, 프랑스어로 '오르되브르'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는 '전채요리'가 되겠습니다. 이탈리아어 '안티파스토', 원래는 식전주를 의미하지만 입맛을 돋우기 위한 음식의 의미로도 쓰이는 '에피타이저(프랑스어로는 아페리티프)'도 있습니다. 또 어떤 식당에서는 '환영음식(Welcome dish).. 2022. 1. 21.
겨울에 먹기 좋은 맑은 국물 요리 - 대구 맑은 탕, 감바스 알 아히요 겨울에 먹기 좋은 맑은 국물 요리 오늘 제가 생각한 요리는 세계사 속의 식문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구 요리와 스페인 새우요리의 간판주자입니다. 주제는 맑은 국물요리인데 하나는 익숙한 대구 맑은탕이고 하나는 낯선 감바스 알 아히요입니다. 사실 우리가 겨울이 제철이라고 알고 있는 암컷 대구는 겨울엔 산란을 마치고 깊은 바다로 돌아가거나 살이 홀쭉해져 인근 해안에 머물고 있을 시기입니다. 하지만 깊은 바다의 수컷대구는 아직 건재하죠. 대구 맑은 탕의 핵심은 수컷대구의 '곤'이기 때문에 지금 어시장에 가서 곤이대구를 찾으시면 먼바다의 냉동 곤이대구를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두번째 요리인 감바스 알 아히요는 우리가 국물요리를 대하는 방식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서 소개하게.. 2022. 1. 13.
향수(鄕愁), 청국장찌개, 우렁이 된장국 향수 타향살이를 오래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숙명과도 같이 지니는 가슴 아린 마음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그리운 마음, 바로 ‘향수’입니다. 지친 일상 속에서 우연히, 그리고 문득 생각나는 바로 그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묘한 점이 있습니다. 처음엔 아련하다가, 이어서 잠깐 우울해집니다. 그러다 종국에는 과거 기억 속의 어떤 무언가를 찾고 싶어집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했던 어떤 놀이, 저녁 골목길에 풍기는 밥과 찌개 냄새, 일기를 쓸 때 나는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 쉽게 내색하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뒷모습, 노을을 보며 하교하던 그 길과 그 때 했던 생각들, 나만의 소중한 비밀 아지트, 마음 졸이며 좋아했던 짝사랑, 잠이 오지 않던 어느 날 밤 “똑, 똑, 똑” 빗소리를 들으며 잠겼던 어떤 생각, 동.. 2022. 1. 2.